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리포트]선풍기도 아까워..빈곤층 힘든 여름나기

◀앵커▶
끝 모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그나마
곳곳에 냉방 장치가 흔해졌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 주변엔 많습니다.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선풍기 틀기조차 쉽지
않다는 절대 빈곤층은 겨울만큼이나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이교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백여 가구가 사는 서산의 한 영구임대 아파트.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더 고역인 곳입니다.

서민층이 모여 사는 이 아파트는
대부분 문을 열어놓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통하지 않고서는 이번 찜통 폭염을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심장 수술을 한 이 할머니는 방안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뜨거운 바람뿐인
선풍기로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식욕도 없어 기력 회복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김정윤(82세)/서산시 석림동]
"아프니까 더 덥고 더 힘들고 그래요. 먹지를 못해요. 종일 먹어야 밥 한 끼 한 숟가락 먹거나 말거나 그래요. 그렇게 사니까 힘들지. 덥고"

또 다른 할머니에게도 선풍기와 부채, TV만이
더위를 잊게 할 유일한 친구입니다.


[최복실(78세)/서산시 석림동]
"더우니깐 낮엔 열어놔요 밤엔 잠가도. 그냥 믿고 사는 거죠 뭐. 문 열어놓고 뭘 의심을 해요. 안 올 사람 오고 그러진 않을 테지

수시로 노인들의 안부를 살피고, 무더위 쉼터
이용도 권장하는 것이 통·반장의 일과가
됐습니다.


["무더위 쉼터에 냉방장치가 잘되었으니 무더위 쉼터 장소로 오셔서 편안히 쉬셨으면 합니다."]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노인들에게
마을 복지관은 유일한 피서지입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히고, 더위에
챙기기 어려운 식사로 폭염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유백곤/서산시 석림 7통장]
"힘들죠. 경제적 여건 때문에 선풍기도 심지어 안 틀려고 하시는 분들, 노인 양반들은 아끼려고 제일 그게 힘들고"

끝 모를 폭염의 기세에 빈곤층의 여름 나기가
어느 해보다 힘겹기만 합니다.

MBC 뉴스 이교선입니다.

(영상취재:허철환)
이교선



▶대전MBC 코로나19 상황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