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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리포트]24살 청년이 남긴 것

◀앵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故
김용균 씨 사고 속보입니다.

김 씨가 남긴 유품들과 생전 화면들이
공개됐습니다.

꿈 많던 24살 청년이 남긴 유품은 우리 사회
20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단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승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말끔한 양복을 입은 24살 청년

새 양복과 넥타이, 구두가 어색한 듯
수줍게 웃고 있는 화면 속의 청년은
고 김용균씨입니다.

지난 9월, 첫 직장 출근을 며칠 앞두고
경북 구미 자택에서 찍은 동영상에는
사회초년생의 해맑은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김 씨는 부모님 속 한 번 썩이지 않던
착한 외아들이었습니다.


[김미숙 / 故 김용균 씨 어머니]
"너무 착하고 이쁜 짓만 해서 그냥 보기만 해도 아까운 아들입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7개월 만에 구한 첫 직장이
마지막 일터가 됐습니다.

오늘 공개된 김씨의 유품들입니다.

김 씨가 잠시 숨을 돌리던 대기실에서 발견된 컵라면 여러 개.

2년 전,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숨진
19살 비정규직 김 모 군 처럼
쉴 새 없는 작업 지시에 밥먹을 시간이 늘
부족했던 김 씨도 허겁지겁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습니다.

어두컴컴한 작업장에서 필요했던 손전등과
건전지, 그마저도 김 씨가 사비로 샀던
것들입니다.

동영상의 말끔한 양복과 구두 대신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작업복과
때묻은 슬리퍼가 남겨졌습니다.

지시사항이 가득적힌 김씨의 작업수첩은
탄가루로 거뭇해져 있고

물티슈와 샤워도구, 면봉은 작업환경이
열악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김미숙 / 故 김용균 씨 어머니]
"정말 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아들 하나면 되지. 제2, 제3의 아들같은 그 아이들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꿈 많던 24살 청년이 남긴 유품엔 우리 사회
20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단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
이승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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