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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리포트]만학도들 "맘놓고 공부하고 싶어요"

◀앵커▶
이런저런 이유로 남들처럼 공부할 여력이
없었던 분들을 위한 마지막 위안과도
같은 곳이 있죠.

만학도들의 학교, 대전 예지 중·고등학교
이야긴데요.

만학의 꿈을 꾸고 있는 이곳이 요즘 학업에
집중하지 못 할 정도로 갈등에 휩싸였습니다.

조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교에 들어가려는 복직 교사 6명과
이를 막으려는 학생들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만학도들이 공부하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에서 매일 아침 벌어지는 사태입니다.

"나가라, 나가라, 나가라!"

급기야 한 학생은 과호흡 증세로 쓰러져
119 구급차로 긴급 이송됩니다.

"아니, 학생들이 싫다는데 왜 와! 선생이
있으면 머 해, 학생이 있어야지."

지난 2015년 재단 이사들이 선생님들에게
기숙사 건축비 명목으로 수 천만 원 씩을
요구했고, 이들이 해임되면서 촉발된
대전 예지재단 사태.

최근 대법원이 이사들의 임원 취소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해임이나 휴직한 교사 등 7명이 복직 명령을 받았고, 전현직
이사와 교사, 학생들의 갈등이 재연된 겁니다.

[황선희/대전 예지중고 졸업생]
"저 분들이 이 학교를 들어오신다면 현재 계신 선생님들이 부당해고를 또 당해야되는 입장입니다. 그러면 결국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죠."

수업은 한정돼 있고, 올해 예산도 이미 짜여진 상황.

학교 측과 학생들은 현재 교사들과 계약이
끝나는 내년까지라 기다려 달라는 입장입니다.

[신용/대전 예지중고 교장]
"이 분(현직교사)들하고 내년 2월 28일까지 계약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복직교사)들이 들어온다고해서 여기 계약하신 분들을 나가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저는 굉장히 중간에서 고통스럽죠."

대전 예지중고는 학내 갈등 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집중 호우라도 쏟아지면 어김없이 지하 1층
교실은 물바다가 되기 일쑤일 정도로 상가로
쓰던 건물은 노후돼 있습니다.

비상구나 복도가 비좁은 건물은 화재 시
대피로도 마땅치 않고, 쉬는 시간에는
각 층에 하나씩 밖에 없는 화장실 앞이
긴 줄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결국 대전시와 대전교육청, 학생 대표가
협의체를 구성해 시립학교로의 전환과
학교 이전 등을 놓고 긴급 협의에 들어간
대전 예지학교 사태.

만학도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평생 학습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형찬 입니다.

(영상취재:이선주)
조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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